대한민국 바둑이 바둑이 1987년부터 2010년 정도까지 융성했던 이유는 정부가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우스개가 있었습니다. 사실은 이창호의 전성기가 마감되는 2009년 정도에 한국 바둑의 전성기도 함께 저물었고, 이후 이세돌, 신진서로 명맥이 이어지기는 하지만 중국의 인해전술에는 대응을 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근래에는 수십년간 바둑이 숨죽이고 있던 대만과 일본도 조금씩 성적을 내는 와중에 한국 바둑 성적은 점진적으로 퇴보하고 있는데 그 원인은 네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1. 한창 성적을 낼 때 가졌던 건방짐 : 당시 중국과 성적을 나눠가져야지 이렇게 계속 바둑이 중국을 압도하다가 중국이 바둑을 포기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어처구니 없는 걱정을 하는 바둑계 인사가 많았습니다. 정말 중국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소리였지요. 중국은 자신보다 실력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대에게는 절대로 대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약한 모습이 보이면 곧바로 상대를 바둑이 무시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중국만이 아닌 대다수 국가들이 갖는 공통점입니다만, 사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신이 절대적으로 약세에 있더라도 정신승리를 통해 극복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중국은 이 점은 오히려 철저한 듯합니다. 실제 아Q가 많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런 건방짐은 이후 방심 바둑이 및 신예 발굴 소홀로 이어졌습니다.2. 어쩔 수 없는 인구의 차이 : 우리가 중국 축구에 비해 우위를 가져가고 있는 이유는 중국 축구계가 부패했기 때문일 뿐입니다. 하지만 중국 바둑계는 별로 부패하지 않았습니다. 5%도 되지 않는 인구를 가지고 부패하지 않은 바둑이 중국 바둑계와 대적해서 이 정도 성적을 낸다는 것 자체가 사실 기적적인 일입니다.3. 경제의 발달 :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가 차례로 응씨배에서 우승할 때 우승상금 40만달러는 정말 큰 돈이었습니다. 특히 조훈현이 우승한 1989년의 40만달러는 상상하기조차 어마어마한 돈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둑이 지금 시점의 5억원은 그렇게까지 큰 돈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LPGA 파이널 우승상금이 무려 400만달러인 시대이고, 연예계에서도 광고료가 5억원인 사람은 많겠지요. 따라서 그다지 늘어나지 않는 바둑 상금은 천재를 유인할 요인이 되기 어렵습니다.4. 정치권 총재 : 한화갑, 임채정. 더이상 바둑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바둑진흥법 같은 게 무슨 소용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법 만들 시간에 바둑이 스포츠토토에 진출했어야 하는데, 이미 시기를 놓쳤지요. 국가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경제적 독립을 쟁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분야는 늘 해줘만 반복하다 쇠락하는 바둑이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