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이라는 나이는 외모로는 숙녀지만 행동을 보면 어김없이 꼬마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 그런 때인것 같다.
이런 어린 딸을 나의 품에서 벗어난 먼~곳으로 보낸다는 것은 많은 고민과 큰 결심이 필요했고.
이때 나에게 도움을 주었던 것이 참 재미있으면서도 너무나 솔직한 cia의 후기들과 캠프 관계자들의
자신있는 답변. 그리고 기존에 cia에 보내보았던 엄마의 적극적인 추천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의 결심에 행복해 하고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은 바로 "정연"이다.
처음 캠프에 보낼때는 '직장맘인 엄마대신 방학때 밥도 잘 먹여주고. 주말에는 휴양도 즐기고
그러다 보면 영어도 좀 늘어 오겠지~'하는 바램이었다.
물론 기대를 아주 안한건 아니다.
다만. 앞으로도 몇년을 공부와 씨름해야 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할때 여느 캠프처럼 하루종일 싸움하다
좁은 책상에서 점심을 먹는 캠프보다는 운동도 하면서 조금은 자유로와 보이는 cia 캠프이기에 많은 발전을
기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연이가 캠프에서 돌아오고나서 더욱더 발전한 정연이의 모습은 퇴근후 나를 달라지게 하였다.
요즘 엄마들끼리 하는 말중 '요즘 세상은 엉덩이로 공부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진득하니 앉아서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효과를 볼수있다는 말인데.
정연이는 '머리가 좋은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수 있다'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쉽게 공부를 하는 아이였다.
그러다 보니 오늘은 무엇을 얼마만큼 했는가가 엄마인 나에게 중요해졌었고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캠프에서 돌아온 정연이는 자기 주도적 학습태도가 몸에 배어 왔다.
화이트보드의 본인 스케쥴을 보며 알아서 과제도 하고. 사전 준비도 하면서.
종전에는 ebs 중등영어를 보는 것으로 끝냈었는데 요즘은 무슨 대학생처럼 진지하게 노트 정리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또 워낙 리더쉽은 있지만. 외동이라 배려심이 조금 부족한 듯한 모습이었는데 2달여를 언니 오빠와 친구들
그리고 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서로 지켜야할 예의와 도와주고 챙겨주는 것들을 일상속에서 실천하면서
다정함까지 배워온듯 하다.
2월말에 공항으로 마중나갔을때 같이 돌아오는 친구의 부모님이 마중을 못나오는 상황이니 너무 자기에게
다정스럽게 하지 말라는 조용한 경고(?)에 속좁은 엄마는 몹시 서운해 했던게 생각난다.
이런 사소한 것들까지 주변인을 배려하는 것은 함께 하는 생활을 경험하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정연이는 밖에서 셀카놀이에 빠져있다.
예전같으면 이런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하고 뭔가 잔소리를 했겠지만. 자연스럽게 습관이 된 자기주도적
학습태도에 이제는 잔소리 대신 함께 책을 읽고 TV의 재밌는 프로를 함께 볼수 있는 여유도 갖게 되었다.
지금 정연이는 공부못지 않게 집안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ㅋㅋ)
돌아오자마자 여름캠프도 가고 싶다는 정연이에게 '여름에는 이미 계획된 일이 있으니 겨울캠프를 갈수 있고
대신 너도 반을 부담해야만 한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랬더니. 가끔은 청소도하고. 빨래도 접고. 밥도 지어놓는 가사 부담과 엄마아빠에게 스타벅스와 맛이 비슷한
커피를 만들어 강매(?)를 통해 용돈을 적치하고 있다.
우리는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서 가고 싶을 만큼 그렇게 즐거웠던 것일까?
이번 CIA 캠프 참가를 통해 아이도 행복해 졌지만. 부모인 나도 참 고마워진다.
첫째는. 뭐 원래 공부야 잘하는 친구였지만 (요새 아이들은 다들 잘하죠~ㅋㅋ)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를 스스로 알아왔기에 즐겁게 공부를 할수 있게 된점이다.
둘째는. 미래에 대해 본인이 고민을 할줄 알게 된 점이다.
'아빠따라 연세대 가야겠다~'라는 말은 했지만. 이번에 만났던 언니들과 선생님들을 통해 좀더 깊은 고민을 하고 미래 직업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온점이다.
셋째는. 매사 행복해 한다는 점이다.
다시 캠프에 참여할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매사 웃으며 열심히 하고 있고. 당돌한 사춘기였지만 여러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오히려 말투도 예뻐지고 행동도 좋아진 계기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가족도 더 많이 웃게 된 것 같다.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연이의 발전이 있음을
알게되었다.
정연이는 8주라서 정들었던 다른 친구들과 떨어져서 혼자 2주를 더 보내야하기 때문에 마지막엔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다녀와서 보니 더 보람있었다고 한다.
정연이의 핸폰 전화번호에 하트를 붙여준 많은 선생님과 친구들[정연이의 ♡~는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붙여주는 아이콘이다..]. 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우리딸의 인생의 한페이지에 너무 소중하게 남아있을것을
생각하니 너무 고맙고. 항상 밤늦게까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소식을 전해주느라고 고생하셨던
CIA캠프 관계자들에게 다시 한번 이자리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감사하구요.. 담에 만날때도 다시 한번 소중한 저희아이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