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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4 강정윤]아이의 삶에 휴식이 되어준 시간들...

작성자: 신미선님    조회: 1,704회    댓글: 0

 
아이를 가졌을때는 많이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저 손가락 발가락 온전히 제자리에 있는 건강한 아이만 태어난다면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는다 생각했습니다.

예쁘고 건강한 아이가 제 가슴에 안기니 어느새 그 약속 잊어버리고 남들보다 총명하

게 자라길 소망했습니다. 처음 가졌던 그 소박했던 엄마 마음에는 조금씩 욕심이 자라

나고 초등학교 입학식날에는 가지런히 줄 맞춰선 아이들에게서 내 아이의 키를 비교하

기도 했습니다.

정윤이가 행복하고 따뜻한 아이로 자라나길 바랬지만 온전히 그것만이 제  바램은 아

니었습니다. 공부 잘하는 사촌 언니들이랑 오빠들처럼 정윤이도 잘해내기를 늘 애태우

며 지켜보았고 마음은 그게 아닌데. 입에선 언니들과 비교하며 정윤이에게 상처를 주

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가져보지 못한 시간들. 엄마가 해보지 못한 경험들을 선물하면

행복할거라 믿었지만 정윤이는 이미 엄마의 욕심을 눈치챈 듯 했습니다.

웃는일이 줄어드는 정윤이를 보면서 가슴아팠지만 일상의 틀에서 상황을 바꾸기는

쉬운일이 아니더군요.생각끝에 조카가 다녀온 CIA캠프에 정윤이를 보내기로 마음 먹

었습니다.준비하는동안 늘 이 홈페이지가 때로는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고. 희망이 되

어주기도 했습니다.

1월 3일. 인천까지 함께가지 못하고 김해공항에서 정윤이를 떠나보내면서 정윤이가 뱃

속에 있을때 가졌던 그 마음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많이 바라지 않을테니 신나고 행복한 시간보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만을 ...

공항에서 돌아오자마자 맨처음 학부모 편지를 정윤이에게 보냈습니다. 그렇게 제 마음

을 매일 정윤이에게 고백하면서 그동안 가졌던 욕심들을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습니

다. 정윤이를 보내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그리움들을 편지에 실어 보내고. 또 정윤

이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보면서  많은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답니다.

캠프장 곳곳에서 깔깔거리며 웃는 모습. 친구들 속에 둘러싸인 모습. 필리핀 선생님과

는 어떤날은 말이 통하지 않는지 찡그리다가. 어떤날은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 웃어대

는 모습. 한국은 유난히 한파소식으로 추웠던 지난 겨울에 신나게 수영하는 모습. 선생

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홈스테이날의 즐거운 모습. farewell party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멋진 댄스를 보여주며 행복해 하던 모습...

내 아이의 입크기를 다 볼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헤어짐이 아쉬워 선생님과 친구들을 끌어안고 우는 사진을 볼 때는 저도 함께펑펑

울었답니다..

캠프에서 돌아온 정윤이는 이제 엄마에게 끌려다니는 우울한 아이가 아니라. 스스로

해야할 것들을 챙겨나가는 행복한 아이가 된 듯 합니다.

5학년때는 반장선거에서 반장이 되어 기뻐했지만. 이제는 친구를 반장으로 지원하고

도와주며 더 즐거워합니다.

TV나 컴퓨터보다는 책 읽는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읽으라고 해서 읽던 책이. 읽고

싶어 읽는 책으로 바뀌니 하루에도 두 세권씩 읽어냅니다.

영어학원 선생님께서도 많이 칭찬해 주시고 매일매일 행복한 정윤이 모습을 볼 수

있어 저 또한 행복합니다. 엄마에게도 정윤이에게도 귀한 휴식이 되어준 CIA에서의

6주간의 시간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영어캠프'를 검색하면 수없이 쏟아지는 많은 사이트들 중에 이것저것 꼼꼼하게 비교

해가며 CIA를 선택해 내게 시행착오를 덜어준 동생 덕분에 조카도 정윤이도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 고맙단말을 전해야 할것 같습니다.

소진이의 동생도. 정윤이의 동생도 보내야 하는데 정윤이도 한번 더 갈거라고 하네

요..--;;

정윤이 보내면 그 때도 지금처럼 잘 가르쳐 주세요..일일이 말씀 드리지 않아도 선생님

들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 보냅니다.늘 건강하세요...


                                                      2010년 3월 18일  강정윤 엄마
                 
                                                                        신  미  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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