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4회 캠프에 참가한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글솜씨는 형편없지만. 느낀 점을 그대로 알려드리면 캠프에 대해 생각중이신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용기를 내 봅니다.
큰 아이. 해인이는 중학교 1학년이라 주니어 캠프에. 둘째인 해찬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지만 부모와 떨어져있는 캠프에 거부감이 있어 가족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사실 이렇게 셋이서 참가하려면 제일 먼저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죠. "엄마가 따라 갈까 말까... 에이. 아이가 그다지 흥미를 안 보이는데 뭘 거기까지 큰 돈 들여 가나..." 거의 한달동안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딸아인 워낙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잘 하고 본인이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둘째는 워낙 영어에 흥미가 없고 캠프를 좋아하지 않기에 괜히 역효과가 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영어 학원을 다닌 적이 없고 엄마표 영어만 하던 아이들이라 그 곳에서 입 한번 뻥긋 못하고 주눅만 들어 올 것 같기도 하고요. 누가 영어 캠프 가라고 등 떠민 것도 아닌데. 혼자 이 고민. 저 고민 참 많이도 했습니다. 애들한테도 " 정말 가고 싶니? 가면 영어공부 열심히 할 거니? 그런 정신상태로 무슨 캠프를 가니?" 별의 별 잔소리와 협박을 다 하고- ㅎㅎ 영어 캠프를 보낼까 고민 중이신 분들. 공감하시죠?
아이들 학년이 더 올라가면 기회가 없을 거 같고 후회를 하더라도 참여해 보고 하는 게 낫겠지 싶어서 드디어 적극적인 웹서핑에 나섰습니다. 주변에 경험자가 없어서 전적으로 인터넷에 의지했어요. 참으로 많은 캠프와 어학원들이 있더라구요. 솔직히. 다 자기네 캠프가 좋다고 하지. 단점을 알려 주겠습니까? 그래서 엄마들이 올린 후기도 다 뒤져서 읽고. 매스컴 평가. 캠프 별 프로그램 비교에 식단도 훓고. 숙소와 현지 선생님들. 사용하는 교재는 어떤지~~논문도 쓸 수 있을정도였죠. 맘에 드는 곳이 두세곳으로 좁혀졌는데. 제 기준은 우선 "주니어 캠프를 가족캠프와 가까운 곳에서 하는가" . "엄마들도 교육프로그램이 있고. 그 시간을 잘 지켜주는가"였습니다. 흔히. 아이들 영어에만 집중해서 비교를 하는데. 제 관점은 좀 달랐습니다. 제가 따라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운영진들이 캠프에 자신이 없다면. 아이들 교육을 엄마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려고 할 테니까요. 엄마들 눈이 상당한 부담이 될텐데. 모든 걸 드러내 놓고 하려면 준비가 철저하고 선생님 관리도 계속 할테니. 전 그게 더 좋았어요.
그런 거 다 따지면서 마지막에 선택한 곳이 CIA 였습니다. 자세한 것은 전화로 상담했는데. 캠프에 따라가시는 책임자가 직접 상담하시는 것도 다른 캠프와 달랐습니다. 노 부장님... ㅎㅎ 장점과 단점을 다 알려주시더라구요. "숙소는 다른 데보다 좀 못할수도 있으니 동영상을 살펴보고 결정하되. 프로그램은 자신있다. 그리고. 아이들한테 영향을 주면 안되니 주니어 캠프에 있는 딸한테 아는 척을 삼가야 한다. 엄마들도 아이들과 똑같이 공부열심히 해야한다"는 당부. 다른 데서 들었던 말들과 반대였어요.
더 신뢰감이 들더라구요. (고도의 전략이었나요. 혹시? ㅋㅋ)
CIA로 결정한 후에는 캠프 웹사이트를 끼고 살았습니다. 당부 말씀대로 동영상을 아이들에게도 보여주며 현지 숙소와 환경에 익숙해 지려고 노력했어요. 레벨이 어찌 나올지 몰라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나름의 판단으로 교재를 미리 한 권 사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달달 공부를 한 게 아니라. 어떤 패턴의 교재인지 미리 알고 가면 수업에 적응이 빠르기 때문에요. 실제로 현지에서 보니 학생들의 경우. 교재에 충실히 진도가 나가더라구요. 캠프에서 해인이는 교재를 세권이나 떼고 돌아왔습니다. 가족캠프 엄마들의 경우는 수업에 융통성이 있어서 원하는 방향으로 교재를 활용할 수가 있었어요. 어휘 중심. 문법 중심. 프리 토킹 중심 등등 ... 가족캠프로 따라가시는 부모님은 미리 어떤 수업을 받고 싶은지 생각해 두면 훨씬 도움이 되겠더라구요. 골프와 맛사지도 물론 좋지요. 아. 맛사지... 또 받고 싶네요.
필리핀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달간 영어 공부하고 다양한 액티비티 참여하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잘 짜여진 시간표대로 움직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어요. 아이들은 온 종일 영어 공부하고 수영. 다양한 게임. 체육활동. 파티. 문화체험 등을 고루 경험하니 추억거리도 풍성해지고 집 떠나 느끼는 그리움. 친구들간의 우정. 뭐 그런 것들 제대로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전화통 붙잡고 아빠와 첫 전화 통화하면서 엉엉 울던 딸아이 목소리. 그리고 마지막 날 헤어지며 서로 아쉬워하던 친구들과 현지 선생님들. 옆에서 보던 가족 캠프 엄마들도 모두 코 끝이 찡해지더라구요. 마냥 철부지인줄만 알았는데...
아들내미는 영어울렁증이란 말을 달고 살던 녀석인데. 첫 주지나면서 부터 " 어---. 나 여기 더 있고 싶은데. 엄만 가고 싶어요?" 하고 묻기 시작했어요. 필리핀 1:1 선생님들도 너무 친절하고. 공부하면서 놀기도하고 운동도 하니까 생각이 달라졌나봅니다. 영어가 스트레스의 주범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수단이라는 걸 깨닳은거죠. 단체게임을 하다가 뭐가 불공평했는지 선생님한테 쏼라쏼라 영어로 불평을 하질 않나. 되든 안되든 일기도 영어로 써내려 가고... 꽤 흐믓하던걸요.
주말엔 반장님 진두지휘아래 (엄마들이 자체적으로 뽑은 가족캠프 짱!) 좋다는 명소도 가고. 신나고 멋진 한 달 이었습니다. 여기로 오기 전 고민하게 했던 비용 문제-! "아깝지 않을까? " 가 " 아깝지 않다." 로 싹 바뀌었습니다. 아이들도 효과 100점이고. 아이들 둘다 캠프 마치면서 현지레벨 테스트 결과. 레벨이 쑤욱 올라갔습니다. 자랑하나 하자면요. 해인이는 1등했답니다. 우하하! 해찬이는 위에서 두번째. 우하하!
조 현흠 부장님. 얼마 전에 해인이 생일까지 챙겨주셔서 고맙구요. 3개월간 전화영어 혜택 주시는거 잘 받겠습니다. 열심히 해볼라구요. 해찬이는 "엄마. 나 영어 감 떨어지기 전에 원어민 선생님 붙여주세요" 합니다. 효과 100점이 아니라 100만점인가 봐요.
그리고. 당부 하나-. 현지에서 식사 적응을 위해 약간의 밑반찬 준비를 안내해 주시면 어떨까요. 주니어 캠프 아이들은 진짜 엄청 먹더라구요. 그런데. 가족캠프 어른들과 꼬맹이들이 첫 주에. 그리고 아침 식사때 조금 어려워했어요. 엄마표 반찬 몇가지 갖고 오라고 하면 될 거 같아요.
CIA 한국 선생님들. 필리핀 선생님들 감사드립니다. 즐거웠던 시간... 아. 내 생애 또 경험할 수 있을까요...? 처음으로 캠프 준비하시는 부모님들.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